청담동 정식당 디너 _ 2021 미슐랭 한식 파인다이닝 _ 김밥 / 와인페어링

2020. 11. 23. 23:08seoul 미쉐린 가이드/ˇ 미슐랭 1, 2, 3 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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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 한식 파인다이닝

미슐랭 2021 투 스타

  정식당  

 임정식 셰프 

  디너 8코스/ 풀코스 후기 

 


 

정식당 3층 bar

 

며칠 전 미쉐린가이드 2021을 발표했는데 너무 궁금해서 미리 알람까지 맞춰놓고 라이브로 시청했습니다. 올해 투스타 위주로 다녀왔기 때문에 이번에도 투스타가 궁금했는데 바뀐 게 없어서 조금 싱거웠네요. 아무튼 스타 수상 발표 후 이틀 뒤인 주말에 청담동에 자리한 '정식당'에 다녀왔습니다. 항상 그래 왔던 거처럼 디너 코스와 와인 페어링을 주문했고 정식당의 시그니처 메뉴 김밥을 추가했습니다. 예약했던 시간 5시 30분이 될 때까지 건물 3층 돔페리뇽 바에서 대기를 하고 들어갔습니다.

 

 

 

 

작년 여름에 와서 디너를 즐겼을 때는 해가 떠있어서 밝은 분위기였는데 이제는 해가 빨리 저물어서 그런지 어두운 분위기로 바뀌었더라고요. 다른 레스토랑은 가족단위로 오시는 분들도 많았는데 정식당에는 대부분이 연인이었습니다. 저희처럼 디너 풀코스와인 페어링을 하는 분들은 거의 없었고 4코스나 5코스로 드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풀코스로 먹어도 많이 배부르지는 않을 텐데 5코스라니.. 양이 많은 저희와 달리 다들 소식하시나 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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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 퓨전 한식 파인 다이닝을 보여주는 정식당의 임정식 셰프는 뉴욕에 이어 한국에서까지 미슐랭 스타를 받고 있는데, 워낙 유명한 곳이니 1달 전부터 미리 예약하는 게 좋을 거 같습니다. 이제 2021년 미슐랭 투스타 정식당을 본격적으로 즐겨보겠습니다?

 

 

 


웰컴티

 

 

왼쪽 사진처럼 디너코스 식전 음료에 들어가는 재료들을 이쁘게 보여줍니다. 이 웰컴티 안에는 말린 매실과 대추가 들어가는데 그래서인지 입에 닿자마자 대추의 향이 많이 느껴졌고 매실의 시큼함이 기억에 남습니다. 톡 쏘는 탄산이라 시원하게 들이켰네요. 

 

 

 


반찬

BANCHAN

 

 

아뮤즈부쉬

&

HENRI GIRAUD,

ESPRIT NATURE,

BRUT NV CHAMPAGNE

 

전에 임프레션에서 아뮤즈 부쉬를 보고 감동받은 적이 있었는데 그 뒤를 이어 정식당의 한입거리 음식들은 저에게 두 번째 감동을 준 곳입니다. 디너 코스의 첫 번째 페어링은 산미가 약하고 깔끔한 사과향이 나는 프랑스 샴페인으로 맑은 느낌을 주었습니다.

 

 

 

 

웰컴 디쉬 먹는 순서는 가운데 소고기부터 드신 후에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드시면 됩니다. 가장 먼저 먹어본 채끝 등심은 그 위에 맛간장과 고소한 깨순, 피클, 감자, 나물, 표고버섯을 올려놓고 참기름과 아이올리 소스로 마무리한 음식인데 첫인상부터 강렬했습니다.

 

 

 

 

일본식 계란찜을 연상케 하는 표고버섯의 육수와 트러플 향이 어우러져 나온 창의성이 보이는 이 계란찜은 작은 스푼으로 떠서 드시면 푸딩처럼 부드러운 식감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새우튀김은 일상에서 많이 보는 거라 별거 없겠다고 생각하시겠지만  쌀가루에 튀긴 홍새우에다가 아이올리 소스, 큐민 파우더 조합이 고소함을 2-3배 정도는 더 끌어올린 거 같습니다. 

 

 

 

 

푸아그라 무스 타르트는 짜다는 평이 많아서 걱정했는데 전혀요? 아몬드 가루 덕분인지 고소함까지 느껴지던데.. 저희 셋은 맛있게 먹었습니다. 다음으로 미니쌈밥 어린 굴젓이 들어갔지만 비리지도 않고 감태로 둘러싸인 간장밥이 특별하지는 않아도 한국의 전통적인 음식을 참 앙증맞게 표현했구나 싶었습니다. 마지막 아뮤즈 부쉬는 입가심용으로 나온 꿀에 절인 사과 소르베입니다.

 

 

 


캐비어

CAVIAR

 

 

칼루가, 다시 젤리

&

PHILIPPE VANDELLE,

L'ETOILE 2017 JURA

 

사바냥 포도 품종으로 산미가 너무 좋았던, 노란 사과와 살구 그리고 견과류 향이 느껴지는 위스키랑 약간 비슷한 느낌(?)의 와인입니다. 여러 고급 레스토랑에 가면 빠지지 않는 이 캐비어를 정식당에서는 어떻게 만들었을까 궁금했었는데 레이어 층대로 맨 아래부터 독도 도화새우, 일본의 육수 다시를 우려낸 젤리, 캐비어를 한꺼번에 떠서 드시는 게 좋습니다. 물론 캐비어만 따로 먹어도 맛있었어요.

 

 

 


전복

ABALONE

 

 

스모크 백김치, 뵈르블랑 소스

&

MOREY COFFINET,

BOURGOGNE BLANC 2017

 

오크를 잘 쓰는 생산자의 와인으로 과실과 오크 숙성 밸런스가 잘 맞았고 버터향이 나는 와인과 찐 전복을 함께 했습니다. 숯향이 느껴져서 흥미로웠던 이 음식은 버터와 화이트 와인으로 만든 뵈르블랑 소스가 상당히 잘 어울렸습니다. 이 소스가 사실 생선요리에 많이 쓰이는데 전에 타 레스토랑에서 먹었던 음식은 이 소스 조합이 별로였거든요.. 근데 정식당에서 나온 요리는 괜찮았습니다.

 

 

 


맛있는 김밥

GIMBAP

 

 

정식당의 시그니처 메뉴 맛있는 김밥을 단품으로 주문했습니다. 김부각 안에 한식의 기본 재료인 불고기와 신김치가 들어가고 약간의 트러플 향이 느껴지는데, 버터 스프레드에 찍어서 드셔 보세요. 태어나서 제일 만족스럽게 먹은 김밥입니다.

 

 

 


성게김밥

 

 

성게, 김퓨레

&

DORRANCE CINSAULT,

ROSE 2018

 

남아프리카 도런스 생산자의 로제 빈티지 와인인데 신선하고 달콤한 붉은 과일들의 향이 느껴졌습니다. 특히 딸기향이 기분 좋게 났던 이 와인과 성게의 단맛이 잘 어울렸고, 비린내가 정말 1도 없었던 이 우니를 먹으며 셋 다 극찬을 했네요.

 

 

 


로얄 비빔밥

ROYAL BIBIMMAP

 

 

참소라, 푸아그라, 들기름

&

L'ACINO,

MANTONICOZ CALABRIA 2016

 

라치노 협동조합에서 만들어진 이태리 와인, 타닌감이 느껴지는 오렌지향의 와인인데 들기름의 구수함과 잘 어울리는 페어링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보리밥에 탄력 있는 참소라 그리고 소고기와 푸아그라를 볶은 비빔밥입니다. 옆 유리병에 들어있는 방앗간에서 짜 온 들기름을 음식 주변에 둘러서 드셔 보세요. 

 

 

 


은대구

BLACK COD

 

 

명주 다시마, 송이버섯

&

정헌배 인삼주

 

쌀과 누룩으로 발효한 높지 않은 도수의 전통 인삼주입니다. 송이랑 잘 어울리는 술이라 생선을 먼저 먹고 인삼주로 입 안을 적신다는 개념으로 드시면 좋을 거 같습니다. 저온 조리한 은대구 요리는 얼갈이 배추와 건두부, 송이버섯 육수가 들어갔고 부드러운 명주 다시마를 육수에 충분히 풀어서 드시면 됩니다. 제가 사실 물에 빠진 생선을 좋아하지 않는데.. 미끌거리는 식감까지 싫어하는 스타일이라 맛있게 먹었다고는 못할 거 같지만 부드럽고 정교한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갈비

GALBI

 

 

메인 요리에는 나이프를 고를 수 있었는데 참 재미있었습니다. 저는 자작나무 나이프로 선택했어요.

 

 

 

오이김치, 백만송이버섯, 실고추

&

PHOENIX, CABERNET SAUVIGNON

2017 NAPA VALLEY

 

피닉스 생산자의 미국산 레드와인인데 저희 남편은 "맛있다"를 한 5번 정도 외친 거 같아요.. 오퍼스원 생산지로 유명한 곳이기도 한데 오너가 한국사람이라서 놀랐습니다. 퀄리티가 굉장히 좋았고 갈비와 잘 어울리는 숙련된 향의 와인이었습니다. 갈비는 한국식 양념에 숯불향을 입혀서 그릴에 구운 건데 아주 쫄깃했고 위에 올라와 있는 버섯과 오이김치, 깻잎 데코를 보니 디너코스에서 가장 한국식으로 표현한 음식은 이 갈비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디저트

 

수정과

 

계피주스, 생강 판나코타, 배 소르베

 

우리나라 전통 음료 수정과입니다. 계피 주스 안에 생강으로 만든 이탈리아식 푸딩을 아래에 놓고 배 셔벗으로 마무리한, 첫 번째 입가심용 디저트인데 지금까지 먹었던 수정과를 이용한 요리 중 제 마음속 1순위는 이제부터 정식당 수정과입니다.

 

 

 

 

DOMAINE DE  BAUMARD QUARTS

DE CHAUME GC 2012 LOIRE

 

산미가 살짝 높았던 살구향의 프랑스 디저트 와인입니다. 바나나 디저트와 페어링을 했지만 음식과 페어링 없이 그냥 먹어도 맛있게 드실 수 있는 와인입니다.

 

 

 

바나나

바나나 크림, 커피 아이스크림

 

과일바구니가 나오길래 뭐지? 했는데 바구니 안에 들어있는 진짜 과일들 사이에 바나나 모양으로 만든 디저트가 숨어있었습니다. 껍질은 초콜릿이고 안에는 바나나 크림이 들어있었는데 정식당에서는 디저트에도 힘을 많이 줬네요. 그 옆은 제 입맛에 메인 디저트인 바나나보다 더 맛있게 먹었던 커피로 만든 아이스크림입니다. 밑에 깔려있는 크런치까지 너무 맛있어서 남편 꺼 뺏어 먹을 뻔 했네요?

 

 

 


후식

 

 

레몬 라임 마카롱

땅콩샌드

파베 초콜릿

 

남편은 도라지생강차 저는 디카페인 커피를 마셨는데 끝에 쓴맛이 좀 강했고 아무래도 캡슐커피인 거 같은데.. 깜빡하고 물어보지 못하고 나왔네요. 후식으로 나온 이 귀여운 다과는 왼쪽부터 순서대로 맛있었습니다. 정식당의 오랜 철학 덕분인지 창의성이 돋보이는 음식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미슐랭 레스토랑에서의 식사는 그 누구도 가성비가 좋다고 말할 수 없겠지만 맛으로만 찾게 되는 곳이 아닌 음식으로 보여주는 예술과 이 곳만의 가치를 감상하러 오는 곳이기 때문에 비싼 금액을 지불해서라도 오게 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저는 정식당 디너의 맛도 분위기도 무척 마음에 들었고 다음에 꼭 재방문을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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