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9. 29. 19:05ㆍ국내여행 가이드/ˇ 숙소 리뷰
21.09.17 ~ 21.09.20
"추석 연휴에 어디 놀러 갈래?"라는 남편의 물음에 5초 만에 통영을 외쳐버렸다.
9개월 된 딸아이와 함께 떠나는 여행인데 무려 7시간 30분이나 걸렸고.. 다행히 순한 우리 딸은 차 안에서 5시간을 자고 2시간을 놀고 30분을 울었다(물론 30분이 3 시간 같았음).
인천 하얏트 호텔, 속초 롯데호텔 그리고 통영 우리바다펜션이 아이와 함께하는 세 번째 여행이다. 요즘 잘 때 시도 때도 없이 데굴데굴 굴러다니는 딸 때문에 침대가 있는 숙소 말고 온돌로 되어있는 숙소를 찾다가 민박 느낌이 나는 펜션을 한 곳 발견했다. 후기를 보니 시설은 오래되었지만 주인분이 깔끔해서 숙소 관리가 잘 되어있다고 하길래 바로 예약을 했다.
와..
문을 열자마자 느껴지는 민박 스타일의 숙소를 보고 살짝 남편 눈치를 봤다^^ 호텔만 고집하고 청결에 예민한 남자라 싫어하면 어쩌지 했는데, 우리 딸이 들어오자마자 여기저기 새로운 가구와 물건을 탐색하고 다니며 꺄르르 좋아하는 걸 보고는 남편도 싫지 않다는 기색을 보였다.
역시 우리 딸은 효녀야..
귀여운 분홍색 미니 냉장고도 있고 전자레인지, 인덕션까지 있어서 요리해 먹기도 좋아 보였지만, 역시 나는 집에서나 밖에서나 요리를 하지 않쥐.
아 호텔 욕실만 생각하다가 여기 보고는.. 3일이나 여기서 지내야 하는데 할 수 있을까.. 하며 생각에 잠겼었지만 역시 다음날 바로 적응함^^
욕실도 크고 샤워기 수압도 좋고 무엇보다 아주 깨끗했다.
침구도 폭신하고 깨끗.
곳곳에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자수가 있는 걸 보니 친절한 여사장님의 솜씨인 듯 보였다.
문을 열려고 보니 붙어있는 메모.
밤에는 벌레랑 모기 때문에 문을 열 수 없다는 사실 그리고 오래된 건물 특유의 냄새(?) 같은 게 아쉽긴 했다.
민박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갬성
삼각김밥과 라면의 콜라보.. 밤 12시에 먹는 라면 맛은 말해 뭐하나 싶다.
이렇게라도 먹고 싶은 의지
파도소리, 새소리, 벌레소리
밤낮 할 거 없이 들려오는 자연의 소리에 기분 좋게 잠들고 기분 좋게 잠에서 깨는 하루를 세 번이나 경험할 수 있었다.
다음 날 햇빛 때문에 강제 기상
블라인드가 없어서 낮잠도 잘 수 없는 괴로움..
소박한 펜션이지만 조식도 나온다.
토스트에 버터, 쨈 그리고 수제요거트까지 정성이 가득한 아침상이지만.. 우리는 눈뜨자마자 카페로 달려가 커피를 마셔야 하는 타입이라 첫날만 맛있게 먹었다.
역시 가만히 있지 못하고 아침부터 아빠랑 딸기쨈으로 놀고 있는 딸램.
산, 바다, 나무, 풀, 구름, 해, 바람
펜션 앞바다
저녁에는 펜션 앞에서 바비큐도 즐길 수 있는데, 혹시 딸내미 모기 물릴까 걱정돼서 신청하지 않고 그냥 5분 정도 달구경만 하다가 들어왔다.
우리도 뭐 나름 회 파티했다???
우리바다펜션이 마음에 들었던
또 다른 이유
▼
숙소를 나와서 5분 정도 걸으면..
자연과 생태공원이 있는 세자트라숲이다.
우리 여행 취지에 딱.
꼬꼬댁 꼬꼬 삐약삐약
덕분에 나도 어린이로 돌아간 기분.
아이를 기르면서 무언가를 가르쳐주고 배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은 엄마지만.. 그 과정에서 아이보다 더 많은 걸 배우고 깨닫게 되는건 '엄마' 이건 참 복잡 미묘한 사실.
육아는 참 힘들지만 그래도 이 아이 덕분에 앞으로의 내 인생이 더 기대되고 즐겁다.
3박 4일 동안 우리 부부에게도 힐링이었던 통영 여행을 마치며 함께 다짐한 게 있다.
세상에는 재밌는 것이 가득하지만,
우리 딸에게 비싸고 혹은 너무 편하고 좋은 것은 천천히 보여주기로 했다.
놀이와 즐거움에도 그 나이대에 맞고 어울리는 단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일찍부터 고급스러운 호텔이나 비싼 음식을 경험해버리면 나중에 30대, 40대, 50대··· 가 되었을 때는 별 감흥이 없게 느껴질 것이 뻔하다. 나와 남편은 어렸을 때 오백 원짜리 컵떡볶이도 사 먹어보고 대학생이 돼서는 만 원짜리 고기뷔페도 가봤기 때문에 파인 다이닝의 고급스러움과 맛에 감동할 줄 아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요즘 애들은 조금 불편하거나 더러우면 견디기 힘들어한다는데 우리 딸은 어디서나 잘 적응했으면 좋겠다.. 사소한 것에 감동할 줄 알고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역시 엄마의 욕심은 끝이 없다^^
근데 아빠가 앞으로 민박st 숙소는 못 가겠대.
어쩌면 요즘 애들보다 더 심한 거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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